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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산불됴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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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문경새재 산불됴심비

3-인흥군 묘계비 한글 비문.jpg

전 문경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이만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유서 깊은 역사의 현장, ‘문경새재’에는 한글로 된 아주 특별한 비석이 하나 있다. 1990년 8월 7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226호로 지정된 ‘조령산불됴심표석(鳥嶺산불됴심標石)’이다. 조선 시대 때 산불 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세운 비로, 원추형 화강암 자연석(높이 157㎝, 저변 너비 75㎝, 정상 너비 55㎝, 저변 둘레 255㎝, 중간부 둘레 92㎝)을 다듬지 않고 ‘산불됴심’이라는 한글로 된 글자(각자 깊이 0.5cm로 음각)를 세로로 새겨 놓은 비석이다.

 

문경새재는 영남(嶺南-영남지방)이 시작되는 곳이며 조선이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낸 9개 대로 중 4, 5번 대로가 지나는 길이라 관리는 물론 통신사, 과거 보러 가는 선비. 보부상 등 많은 사람이 지나는 길이기에 울창한 숲을 보호하기 위해 경고성 계도문으로 관할 조령별장이 세웠다고 본다. 특히 이곳에는 나라에서 필요한 목재로 사용할 황장목(금강송) 산지이기 때문에 산림 보호가 더욱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한글로 새긴 것은 일반 백성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산불됴심비’는 순수 한글비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데 언제 세워졌는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조심’을 ‘됴심 ’이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구개음화(口蓋音化) 현상으로 보았을 때 조선 영·정조(渶·正祖) 시대에 세운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이 비의 글씨 됴심은 고어체(古語體)이고 ‘됴심’은 ‘조심’의 옛말이므로 한글 변천의 실례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근현대에 이르러 한글로 된 비(碑)나 표석(表石)이 많지만, 조선 시대 때 세워진 수많은 비 중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글 비석(碑石)이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 5기(基)밖에 없다고 한다. 조선 4대 임금인 세종대왕(1397년~1450년)께서 1443년(세종 25년) 백성들을 어여삐 여기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을 창제하시고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1446년(세종 28년)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하였지만, 한글은 평민이나 상민(常民), 부녀자들이나 쓰는 언문(諺文-한글을 속되게 이르던 말)으로 취급받아서일까? 양반이나 선비들은 특권의식과 유식함을 과시하는 듯 계속 한자를 사용하였고, 결과적으로 비석을 세울만한 위치에 있는 사대부 다수가 한문으로 된 비문을 새겼다.

 

‘서울 이윤탁 한글영비(서울 李允濯 한글靈碑)’는 서울특별시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비석으로 1536년(중종 31)에 세워졌는데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07년 보물 1524호로 승격됐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비석은 높이 142㎝, 폭 63㎝, 두께 18㎝ 규모이다. 이 비석은 국한문 혼용 비석으로 특징적 가치는 비석 왼쪽 면에 “녕ᄒᆞᆫ비라거운사ᄅᆞᄆᆞᆫᄌᆡ화ᄅᆞᆯ니브리라 이ᄂᆞᆫ글모ᄅᆞᄂᆞᆫ사ᄅᆞᆷᄃᆞ려알위노라”고 새겨져 있는데 이것을 풀이하면 “영(靈)한 비(碑)라. 거운 사람은 재화(災禍)를 입으리라. 이는 글(한문)을 모르는 사람더러 알리노라.”라는 한글 경고문인데, 우리나라 비문으로서는 한글로 쓰인 최초의 묘비문으로 알려져 그 역사적 가치가 높으며 국어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인흥군 묘계비(仁興君墓界碑)는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에 있으며 낭선군(郞善君) 이우(李俁)가 1686년에 이곳이 아버지인 조선 선조의 제12 왕자 인흥군(仁興君) 이영(李瑛-1604~1651)의 묘역임을 표시함과 동시에 훼손을 막기 위해 세웠다. 비에는 전서체의 제목과 한글 및 간기(刊記) 등이 새겨져 있는데 북쪽 비면 하단에는 20자 5행으로 “이비가극히녕검니심도사람이거오디말라”라고 쓰여 있는데, “이 비가 극히 영검하니(영묘한 위력이 있으니) 생심(生心)(어떠한 생각으로이라도) 사람이 거오(倨傲)(거만스럽게 낮추어 보지)하지 말라”라는 경고성 한글 고어가 새겨져 있다.

 

경남 진주시 비봉산(飛鳳山) 자락에 있는 의곡사(義谷寺) 주차장 오른쪽에는 18세기 중후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596호로 지정된 ‘진주 의곡사 한글비석(晋州 義谷寺 한글碑石)’이 있다. 이 한글 비석은 전면에는 중앙에 ‘(南)無阿彌陀佛 塔’이라 새겨져 있고, 좌측에 이보다 좀 작은 글씨로 ‘父母生天目連經’이라 한자로 새겨져 있으며, 우측에 대칭이 되도록 이 한자의 음을 한글로 “부묘ᄉᆡᆼ쳔목연경”이라 새겼다.

 

그리고 유일하게 해외에 있는 한글비는 1624년 일본 지바현 다테야마(館山)시에 있는 불교사찰 다이간인(大巖院)에 세워진 ‘사면석탑’이다. 동서남북 네 면에는 각각 한글과 중국의 전서체 한자, 일본식 한자, 산스크리트어로 각각 '나무아미타불'이 새겨져 있다. 특이한 것은 음가가 없는 'ㅇ' 받침을 써넣은 것이다. 이는 ‘동국정운식’ 표기로 훈민정음 창제 초기부터 16세기까지만 사용된 표기법으로 새겨진 한글 비석이다. 그런데 왜 400여 년 전 일본 사찰에 ‘한글 비석'을 세웠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다테야마 지역의 향토 사학자들은 ‘임진왜란 때 숨진 조선인들의 혼을 위령하고 일본으로 끌려온 조선인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한글을 새겼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하며 당시 다이간인의 주지 오요(雄譽)가 일본과 조선 사이에 일어난 비극적인 전쟁인 임진왜란의 상처를 극복하고 평화와 신뢰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비를 세웠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한글 비석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현존하는 5기의 한글 비석 중에 문경의 ‘산불됴심비’만이 순수 한글로만 비문이 새겨져 있고, 그 외 네 곳의 비는 한글과 한문이 혼용된 비석이다. 그래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 하나 ‘문경시’만이 보유한 문화재적 가치가 높고 자연보호의 시금석(試金石)이라고 할 수 있는 순수 한글비, ‘산불됴심비’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이 기회를 빌려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대한민국 보물이나 국보로 승격을 추진한다.

둘째, ‘산불됴심비’를 다양한 이미지로 브랜드화한다.

셋째, ‘산불됴심체 글꼴’을 만들어 전 국민이 사용케 한다.

넷째, ‘산불됴심비’를 다양하게 형상화한 상품을 만들어 문경특산물로 만든다.

다섯째, 문경새재 입구나 국도변에 초대형 ‘산불됴심비’를 세워

문경의 상징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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